경제

달러 약세의 시대 비트코인이 차지한 금의 자리를 묻다

dingding79 2025. 10. 13. 12:10

1.세계의 신뢰가 흔들릴 때, 자산의 기준도 바뀝니다

오랫동안 세계 금융의 중심에는 ‘달러’가 있었습니다. 달러는 미국의 경제력, 군사력,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가 신뢰하는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고, 위기가 닥칠 때마다 투자자들은 달러와 금을 ‘안전자산’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흐름은 그 오래된 공식을 서서히 흔들고 있습니다.

세계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 패권의 균열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높은 재정적자와 급속한 부채 누적은 “달러는 과연 여전히 완전한 신뢰의 화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는 또 다른 주인공이 그 자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 즉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새로운 자산입니다.

비트코인은 더 이상 투기의 상징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제도권 금융이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의 등장은 그것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신뢰의 매개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이 글에서는 달러 약세의 시대에 왜 비트코인이 금의 자리를 대신 논의되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금융 시스템의 근본을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달러 약세의 시대 비트코인이 차지한 금의 자리를 묻다

달러 약세의 시대 비트코인이 차지한 금의 자리를 묻다

2.달러의 흔들림, 금의 피로, 그리고 새로운 신뢰의 탐색

달러는 여전히 세계 결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막강한 통화이지만, 그 신뢰의 기반은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첫째,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경상적자)는 달러의 장기적 가치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둘째, 금리 인상으로 잠시 강세를 유지하던 달러는 성장 둔화와 함께 다시 약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공급망이 지역화되고, 중국·러시아 등 비서방 국가들이 ‘달러 이외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달러 중심 체제의 균열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금은 오랫동안 신뢰의 상징으로 존재해왔지만, 한계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금은 물리적 운반과 보관이 어렵고, 거래 효율성이 떨어지며, 실시간 디지털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엔 지나치게 정적입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점차 새로운 형태의 안전자산, ‘이동이 쉽고, 국경이 없으며, 공급량이 예측 가능한 자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바로 이 조건에 정확히 부합합니다. 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되어 있고, 국가의 통화정책에 종속되지 않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신뢰가 코드로 보증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디지털 시대의 금’으로서 비트코인이 가지는 상징적 위상을 강화시켰습니다.

3.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 자산의 정의를 다시 쓰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결정적 계기는 ETF(상장지수펀드)의 승인입니다.
그동안 암호화폐는 제도권 금융에서 ‘비공식 자산’으로 취급되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비트코인은 단순한 ‘코드상의 코인’이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실제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서 제도적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입니다.

ETF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은 별도의 지갑이나 거래소 계정 없이 주식처럼 비트코인을 매수·매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자본의 접근성을 폭발적으로 높였고, 동시에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이제 비트코인은 더 이상 변동성 높은 실험적 자산이 아닙니다.
금리, 인플레이션, 통화정책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매크로 변수와 연결된 금융자산’이 된 것입니다.
즉, 비트코인의 가격은 더 이상 기술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달러의 강세·약세, 금리의 방향, 그리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같은 전통적 경제 요인들과 동일한 축에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무엇이 자산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예전에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와 정부가 보증한 채권, 실물 자산이 자산의 정의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신뢰의 구조’가 코드와 네트워크로 이전되고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4.디지털 금의 시대, 신뢰의 주체가 바뀐다

달러가 약해지고, 금이 피로해진 시대에 비트코인이 떠오르는 이유는 단지 수익률 때문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신뢰의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는 거대한 흐름이 자리합니다.
과거의 신뢰가 중앙은행, 정부, 제도권 금융을 통해 보장되었다면, 이제 사람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를 하나의 신뢰 시스템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민주화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조작할 수 없는 분산원장이 화폐 발행과 거래 기록을 보증하고, 개인은 정부나 은행이 아닌 코드에 신뢰를 둡니다.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금처럼 희소하지만, 금보다 더 이동성이 높고, 달러보다 정치적 리스크가 적은 자산”이라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비트코인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과 제도적 불확실성을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시장이 이제 ‘비트코인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비트코인을 어떤 자산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단계로 넘어왔다는 것입니다.
ETF 승인은 바로 그 흐름의 결정적 전환점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금융 시스템에서는 금과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는 복합적 자산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달러는 여전히 결제의 표준이지만, 신뢰의 상징은 점차 다극화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더 이상 ‘대안 통화’가 아니라, ‘신뢰의 새로운 단위’, 즉 디지털 시대의 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의 시대, 신뢰의 기준은 이동한다

달러 약세의 시대는 단순히 환율의 변동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계 경제가 무엇을 신뢰하느냐의 기준이 변하는 과정입니다. 이제 신뢰는 중앙은행의 금고나 금괴에만 담겨 있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알고리즘, 블록체인의 코드 안에서도 신뢰는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아직 ‘완전한 금’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이미 현실의 금융시장에서 실험되고 있습니다.
ETF를 통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비트코인은, 달러의 약세와 금의 한계를 배경으로, 새로운 자산 정의를 다시 쓰고 있는 중입니다.

결국, 금과 달러의 시대를 지나 이제 우리는 묻게 됩니다.
“신뢰는 더 이상 국가의 통화에만 머물러야 하는가?”
비트코인의 부상은 그 질문에 대한 시장의 대답이며,
그 대답은 분명합니다 — 신뢰의 시대는 디지털로 이행 중입니다.